독도해상 헬기 추락 사고 유가족들의 절규 [최규환 본부장]

입력시간 : 2019-11-08 15:36:40 , 최종수정 : 2019-11-08 17:12:45, 경찰일보 기자

     


"장관님 자식이였으면 6일이 지날 때까지 이렇게 손놓고 있었겠습니까.”


지난달 31일 밤 11시25분께 응급환자를 태운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호’헬기가 이륙 직후 바다로 추락해 탑승자 7명 전원이 사망·실종된 가족들은 5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정부의 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후 유족과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대구 달성군의 강서소방서를 찾았다. 진 장관은 “최선을 다해 수색에 전념하고 있다. 필요한 부분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초등부터 지금까지의 수색 방침이 미흡했다” “국가의 일을하다 순직랬는데 장관이 모든 걸 놓치고 있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저희는 과거 정부에 비해 이 정부를 상당히 믿었다. 하지만 뭔가 달라진 게 없다”며 절규했다.


실종된 김종필(46) 기장의 유가족들은 휴대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검색하며 “심장이 멎는 기분이다”며 “이런 소식을 스스로 검색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차라리 지금 발견된 시신이 내 딸이었으면 좋겠다”며 “차가운 바다 속에서 얼마나 추웠을까”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한편 ‘기계 결함으로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측의 설명에 유가족들은 모두 분노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유가족은 격해진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채 다른 유가족과 목소리를 높이며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서로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박기동씨의 유가족 A씨는 국무총리 의전실에 전화를 걸어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는 “국무총리는 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느냐”며 “가족이 바다에 가라앉아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세월호 때와는 너무 다른 것 아니냐”며 흐느꼈다.


또 유가족들은 신속한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여기는 아무도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다”며 “유가족들이 직접 뉴스를 검색하며 사고 수습 상황을 듣고 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헬기에는 독도 근처에서 홍게잡이를 하다가 손가락 절단사고를 당한 환자와 동료 선원, 소방대원 5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발생 후 나흘째인 지난 3일 오후 2시 4분께 추락헬기 동체를 인양했다. 추락한 지 62시간 만이다.


하지만 동체 내에 있을 것이라던 시신들은 확인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일 오후 6시 현재 실종자 7명 중 시신 2구 (이모 부기장(39), 서모 정비사(45)를 발견 후, 청해진함의 심해잠수사가 직접 해저로 내려가 인양했다.


수색 당국은 또 5일 무인잠수정이 시신 1구(손가락 부상 50대 선원)를 발견하자 오전 2시 40분경 심해잠수사를 투입해 인양했다. 나머지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당국은 사고 해역인 독도 부근에 풍랑 예비특보가 내려진 어려운 상황에서도 심해 잠수사들을 투입,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한 사람의 환자를 구하기 위해 출동한 악천후, 그것도 야간에 기꺼이 출동한 소방헬기의 조종사와 대원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

하루라도 빨리 한 사람도 빠짐없이 실종자 구조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것이 이들의 헌신과 희생에 보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길이기 때문이다.헬기 사고는 기체결함이나 정비 불량, 조종 미숙, 악천후 비행 등 서너 갈래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사고 당시 풍속 등 기상 상황은 비교적 양호했다고 한다.

 
또 헬기의 기장은 23년, 부기장은 17년가량 군과 민간에서 헬기를 조종했던 베테랑들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자연스레 기체 결함 쪽에 무게가 실리게 한다. 사고 기종은 프랑스제 슈퍼퓨마 EC-225 기종이라고 한다.


이 기종은 공교롭게도 국내도입 한 달 후인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에서 회전날개가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 추락하는 사고를 내 탑승자 13명이 모두 숨진 참사가 있었다.


국내에는 사고 헬기와 동일한 기종의 헬기 1대가 2008년 먼저 도입돼 소방청 소속기관인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다. 이 기종은 국내 도입 당시 우려가 제기된 만큼 사고원인 규명이 꼭 필요하다. 시신 수습과 실종자 수색이 종료되면 이번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인양된 동체와 블랙박스, 음성기록 장치 등을 면밀히 분석하면 사고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응급헬기는 ‘하늘을 나는 구급차’로 불린다. 이번 사고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투철한 직업 정신과 사명감으로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대원들의 열정과 헌신을 새삼 일깨우게 한다.


탑승자 중 유일한 한 여성 대원은 병원에서 응급구조사로 일하다가 백령도에서 발생한 환자를 헬기로 이송하는 119 구조대의 활약상을 보고 지난해에 들어 온 신참 대원이었다.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구조하는 최일선에 있는 고귀한 헌신에 마음 숙연해진다.
군·경·소방당국의 연계시스템 구축 등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사회적 관심을 확대하고,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 안전을 지키며 국가와 공익에 복무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우를 다해야 할 것이다.


경북주재 본부장 : 최 규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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